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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악개론14
    국악개론 2023. 12. 10. 11:03

    ④ 육자배기토리와 메나리토리의 접변


    남도지방(호남지방)의 대표적인 토리인 육자배기토리와 동부지방의 대표적인 토리인 메나리 토리가 상호 영향을 주어 새로운 토리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들어서 남도명창들의 중 요한 연주곡목에 포함된 〈상주아리랑>은 경상도지방에 전숭되던 노랫말을 바탕으로 남도명 창들이 작창하여 널리 불리는 노래이다. 이 곡에서는 남도음악의 특징인 도 - 시의 하행 반 음, 즉 꺾는목을 특징적으로 활용하면서 동부민요의 특징인 라-솔- 미 하행에서 솔을 경과 음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함께 나타난다. 이는 육자배기 토리에 익숙한 남도명창들이 경상도지 방에서 채록된 노랫말을 의식하면서 경상도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하여 메나리토리의 특징을 가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전라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상남도 서남부지역의 부속음악이나 향토민요에서도 발견되는데. 고성농요나 통영지방의 납해안 무속음악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7) 민요 토리의 이해


    ① 민요 토리의 역사성

     

    지방마다 방언이 다르듯이 각 지방의 음악에도 지역적 특징이 드러나고 있는데, 이를 토리라 한다. 이러한 토리는 특히 민요에 강하게 드러나는데, 기층민중들의 노래인 향토민요보다는 전문음악인들인 민요명창들의 연주곡목에 더 강하게 반영된다.
    널리 알려진 토리로는 평안도지방의 수심가토리, 서울• 경기지방의 진경토리와 반경토리, 호남지방의 육자배기토리, 동부지방의 메나리토리가 대표적이다. 이들 다섯 가지 토리는 마 치 색(E)의 3원색처럼 고유하고 독특한 특징을 간직하고 있는데, 원색이 서로 섞여 새로운 색 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이들 민요의 토리도 상호 접변현상을 일으켜 새로운 토리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평안도• 경기도 토리가 만들어낸 난봉가토리(반수심가토리)이 며, 이렇게 생성된 여러 토리를 앞에서 살펴보았다.
    우리나라 민요의 토리 중 각 지방의 특징을 강하게 드러내는 토리들은 우리 역사상 존재 하였던 여러 나라의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 수심가토리이며, 한강이남 옛 백제 땅에 존재하는 음악어법이 육자배기토리이 다. 반면에 고려시대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던 개성을 중심으로 황해도와 경기도 북서 부지역에 존재하던 음악어법이 반경토리이며, 조선시대 수도였던 서울지방의 대표적인 토리 가 진경토리이다. 그리고 그 분포범위가 비교적 넓은 메나리토리는 옛 신라시대 전성기의 강 역 안에 널리 퍼져서 존재하고 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한 나라의 수도는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는데, 우 리 역사에서도 각 나라의 수도는 그 시대 음악문화의 중심지였으며, 문화중심지로서의 자취를 민요의 토리로 남기고 있다.

     

    ② 민요 토리의 지역성


    우리나라 민요의 토리는 주음역의 최저음이 주음이 되는 정격선법과 주음역의 중간에 주음이 위치하는 변격선법의 두 가지 선법이 존재한다. 전자는 평안도• 황해도 경기도 등 경서토리 권에 해당하고, 후자는 남도와 동부지역 등 동남토리권에 해당된다. 경서토리권은 부여계 방언을 사용하는 지역이며 무속에서는 강신무권에 속한다. 반면에 동남토리권은 삼한어계 방 언을 사용하는 지역이며 세습무권에 속하는 지역이다. 경서토리권과 동남토리권이 언어와 종 교 등 문화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처럼 음악에서도 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 은 각 지역의 음악어법도 각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빚어낸 소중한 문화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민속음악이 지니는 지역적인 특징은 일반 서민• 대중들의 음악인 향 토민요보다 전문음악인들의 통속민요에 뚜렷이 드러난다. 통속민요뿐만 아니라 전문음악인 들의 성악곡인 잡가나 판소리 등이 그러하며, 전문음악인들의 기악곡인 무속음악이나 민간의 삼현육각 • 대풍류 음악들이 대부분 그러하다.
    한동안 한국 음악학계에서는 토속적인 음악문화를 대상으로 지역적인 특징을 찾으려는 노 력이 있었다. 그러나 향토민요의 경우는 비전문음악인들이 주로 전승하였기 때문에 음계나 악조에 대한 감각이나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행되기도 하였고 지역 간의 경계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고 혼재된 상태로 전승된 점도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양상을 보인 민요 의 지역성을 몇 가지의 토리로 설명하고자 할 때 중요한 토리에서 벗어나는 예가 지나치게 많 았고,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토리와 다른 구조를 보이는 예가 많아서 그 규명에 어려움이 있 었다.
    따라서 민요의 토리나 민속음악의 지역적 특징을 찾기 위해서는 마치 색의 3원색과 같이 우리 민요의 지역적인 특징을 강하게 드러내는 기본적인 토리를 설정하고, 이들 토리의 상호 영향에 의하여 변이되어 나타나는 다양한 토리를 관찰하면서, 이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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