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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널리 알려진 신민요<아리랑>은 그 구성음이 솔-라-도 -레'-미'의 5음음계이 고 최저음 역시 솔이지만 음계의 중간에 있는 도' 가 마침음이다. 따라서 이 토리는 도가 주음 이 되는 도 선법이다. 이 토리는 솔 선법인 <도라지타령〉과 구성음은 같으나 주음이 서로 다 르다. <군밤타령>•<노들강변〉 등의 신민요에 많이 보이며, 실제로 일본의 요나누키 장음계나 서양의 5음음계와도 같다. 일제강점기에 작곡된 신민요에 주로 보이는 이러한 음계를 진경토리와 구별하기 위하여 '신경토리'라 부른다.
경기민요의 하나인 〈경복궁타령>은 라-도'-레-미'-솔'의 5음음계이며, 마치는 음은 최 저음인 라이므로 라가 주음인 라 선법에 속한다. 그러나 《천안삼거리>•〈한강수타령〉 등은 라 가 주음이지만 〈경복궁타령〉과 달리 라보다 낮은 음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경기민요 중 라가 주음인 토리를 진경토리와 구별하기 위하여 '반경토리'라 한다.
전통음악에서 '떠는 소리', 즉 요성은 토리의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주음이 음계의 최저음인 경우는 주음보다 5도 위의 음을 떠는데, 그 바로 아래 음이 생략되는 경우에 떠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반면에 주음이 음계의 중간에 있는 경우는 주음보다 4도 아 래 음을 떠는데, 이 경우는 그 음의 바로 위의 음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지방 민요의 특징이 담긴 경토리는 5음음계로 구성되며, 다섯 음 중 특정한 음을 떠는 현상이 적다. 따라서 대부분의 선율은 순차진행을 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경토리 중 솔이 주음인 솔 선법의 토리를 진경토리 또는 창부타령조라 하 는데, <창부타령>•<노랫가락>을 비롯하여 도라지타>•<구조아리랑>•<금강산타령> 등이 진경토리에 속한다. 이 토리는 비교적 오래된 서울지방 민요에 사용된다. 반면에 라가 주음인 라 선법의 토리를 반경토리라 하며, 한강수타령>을 비롯하여 〈오봉산타령>•<베틀가>•<사발가> 등이 이에 속한다. 이 토리는 개성을 중심으로 하는 경기도 북서부지방 민요에 사용된다.그리고 진경토리와 구성음은 같으나 음계의 중간음인 도가 주음이 되는 신경토리는 신민요에 주로 사용되었다.
조선 세종 때 창제된 〈보태평〉과 〈정대업>은 각각 평조와 계면조로 작곡되었는데, 5음음계 이고 음역의 최저음이 주음이며 음계를 구성하는 5음이 골고루 활용되는 점에서 평조는 진경 토리와 같고, 계면조는 반경토리와 같다.(2) 서도지방 민요의 토리: 수심가토리
서도지방은 평안도와 황해도지방을 가리킨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전문성악인을 서 도명창이라 하는데, 평양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서명창의 대표적인 연주곡목이 〈수심가>이다.
<수심가>는 레-미-(솔)-라-도로 구성된 무반음 5음음계이지만, 솔은 주로 생략된다. 이 음계의 마침음은 주음역의 맨 아래 음인 레이므로, 레가 주음이 되는 레 선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주음보다 5도 높은 음인 라를 깊고 격하게 떠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 떠는 음의 바로 아래 음인 솔은 대부분 생략된다. 이 같은 구조를 지닌 서지방의 토리를 '수심가토리'라 한다.
반면에 황해도지방에 바탕을 둔 민요 〈몽금포타령>은 라-도'-(레)-미'-솔의 5음음계 로 구성되었다. 최저음인 라가 종지음이므로 이 음계는 라가 주음인 라 선법이다. 그리고 주 음보다 5도 높은 음인 미'를 깊고 격하게 떠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 떠는 음의 바로 아래 음인 레는 대부분 생략된다. 이같은 구조는 앞에서 살펴본 수심가토리와 비슷하다. 이러한 음조직이 황해도지방에 바탕을 둔 <난봉가>에 많이 보이므로 이를 '난봉가토리'라 한다.
서지방 민요의 특징이 담긴 서도토리는 5음음계를 근간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주음역의 최저음이 주이고 주음의 5도 위의 음이 요성음이며 요성음의 바로 아래 음은 주로 생략되 는 경향이 있다. 이 중 레가 주음인 토리는 수심가토리 또는 진수심가토리라 하며 <수심가>• <배따라기>• <자진아리> 등이 있다. 이 토리는 평안도지방 민요에 주로 사용된다. 반면에 라 가 주음인 토리는 난봉가토리 또는 반수심가토리라 하며 황해도지방 민요에 사용된다.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경토리에는 솔 선법인 진경토리와 라 선법인 반경토리가 있고, 서도 토리에는 레 선법인 수심가토리(진수심가토리)와 라 선법인 난봉가토리(반수심가토리)가 있 다. 그러나 이들 토리의 음계 구조는 주음역의 최저음이 종지음, 즉 주음이 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음계의 기음(보)이 주음이 되는 경토리와 서도토리를 포괄적으로 가리켜 '경서토리'라 한다.
(3) 남도지방 민요의 토리: 육자배기토리
남도명창은 호남지방에 바탕을 둔 통속음악을 주로 연주한다. 이들의 공연종목은 남도민요와 남도잡가, 그리고 판소리• 단가 가야금병창 등이다. 이 중 판소리와 같이 극적인 성격을 띄고 장시간 공연되는 특징을 지닌 음악에는 다양한 악조가 활용되고 있으나, 그중에서 남도음악 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육자배기토리이다. 남도지방의 대표적 민요인 〈육자배기> 의 음구조와 동일한 악조는 전통사회의 전문음악인 집단들이 연주하던 이 지역의 무속음악에 도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무속음악을 중심으로 본다면 경기도의 한강 이남지역도 이러한 음구조의 음악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경기 남부지방과 호서지 방, 호남지방을 통틀어 '시나위 무악권'이라 하여 단일 권역으로 설정하기도 한다.